We Bought a Zoo 우리는 동물원을 샀다.
영화.랑 책.보다가 2012/04/21 01:20 |아침에 눈을 뜬다. 햇살이 쫘악 비춰들어오고 동시에 큰 굉음이 들려온다.
호랑이의 울음소리, 사자의 울음소리, 타조의 울음 소리
아프리카냐고? 미국이다. 동물원을 산 한 남자의 아침이다.
영화에 직접적인 장면은 없지만 내가 상상해본 주인공의 아침이다.
아내를 잃고 추억도 반추하기 힘들어 수동적으로 살아가는 그는 모험 중독자이자 모험 소설가이다. 그는 새로운 것을 시도하는 것을 늘 즐겨왔고 그 것을 글로 풀어왔다.
아내가 떠나고 아들은 점점 삐뚫어져가고 뭔가 꼬이는 이 현실을 풀고자 그가 선택한 새로운 곳, 새로운 시도는 동물원이다.
다 쓰러져가는 동물원.
아버지가 남겨주신 유산을 탈탈 털어 허가도 나기 어려운 동물원을 사고 딸린 저택을 샀다. 슈퍼까지 거리는 15km. 깡시골이다.
돈을 들일수록 투자해야할 것 투성인 동물원과 시골에 왔다고 더 삐뚫어지는 아들 사이에서 상황은 더 악화되어가는 것 같은데, 자신의 마음의 소리를 들으며 확신을 가지고 살아가는 동물원 직원들을 통해 자신의 마음의 소리를 듣고, 아들의 마음 속 외침을 듣기 시작한다.
6개월 간 동물원의 허물어지니 담장을 하나씩 쌓아올리면서 방치해둔 마음을 살피고, 보내야만 하는 호랑이를 안락사시키며, 미처 보내지 못한 아내에 대한 미련을 떠나보내고, 그렇게 멧데이먼은 조금씩 삶의 기쁨을 찾아가기 시작한다.
영화를 보며 가장 마음에 들었던 장면은 아들과의 대화였다.
전날 저녁 왜 날 미워하냐고 들이대는 아들에게 제발 좀 그만 어리광 부리고 삽을 들고 나좀 도와달라고 아빠가 절규한다. 아들 역시 그런 아빠를 보며 한마디 외친다. "Help Me!!!!!!!!!!!"
그 다음 날 아침, 멋적은 아들과 아빠는 아픈 호랑이를 바라보며 잠잠히 이야기를 나눈다.
아빠 : 우리 서로 듣고 싶은 말 한 마디씩 해볼까?
아들 : 시골에 데려와서 미안해
아빠 : 아빤 최고의 아빠야.
영화 전반적으로 맘에 드는 문구들이 꽤 많았다.
정리되지 않은 것들을 터뜨려 하나하나씩 잘못된 것을 고쳐나가는 것, 그 것은 정말 분명 필요한 과정인 듯 하다. 그리고 그 과정은 의의외의 기회에 다가오는 듯 하다.
그런데 이 영화가 더 맘에 들었던 이유는 아무도 사지 않은 동물원을 샀을 때의 그 불안함과 설레임이 뒤섞인 그 감정이 느껴져서였다. 꿈같이 예쁜 집이지만 천국이 아님을 알려주는 동물들의 울음 소리. 서커스를 좋아하는 남편이 뻘짓할 줄 예상하고는 서커스하라고 죽은 아내가 미리 자금을 마련해준 것 하며, 그 돈으로 맘껏 마지막 서커스를 즐기는 그 설레임.
그리고 정말 있는 힘껏 꾸며 개장한 동물원에서 동네 사람들이 줄줄이 몰려와 연을 날릴 때 그 행복감.
나도 그 불안함과 설레임의 중간을 느낄 수 있을 때를 만들어나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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